사는 것 생각

1.

정신없이 하루하루 핑핑 돌아가던 회사를 잠시 벗어나 학교로 돌아오니, 연구니 공부니 하면서 아무리 새로운 고민이 생겨났다 하더라도 상대적인 심적인 여유로움은 감히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사는 것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볼 시간이 자연히 늘어났다. 내가 어떻게 살고 싶고 미래엔 어떤 모습이 되었으면 하는지를 회사를 다니면서는 고민할 여력도 없이 오늘을 내일을 살기에만 바빴는데, 석사과정 첫 학기로서 갑자기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니 몇가지 생각해 볼 짬이 나게 되었다.

한국 사회는 돈으로 모든 것이 귀결되는 특징을 가졌다. 그렇지만, 내가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어서 한국 사회를 뒤에서 관망하고 재단할 수 있겠느냐 하면, 그건 언제부턴지 모르게 불가능해져 있다. 부끄럽지만, 학부 때는 그런 고민을 딱히 해보지 않았다. 단지 수업듣고 토론하고 숙제하고 시험보고, 몇가지 취미생활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모임에 나갔다. 그 시절을 살아가던 그 당시의 나는 아니라고 말할지 몰라도,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요즘만큼 복잡한 고민이랄 것이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은... 너무나 많은 고민에 짓눌리고 겁이 더럭 난다. 몇살까지 회사에 있게 될까? 주변의 수석, 임원들이 나의 미래의 모습일까? 그들처럼 그렇게 머리 깨져가며 삶으로써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정말 나는 그렇게 살기를 원할까? 이 회사에서 끝까지 간다는 것은 변화와 도전을 두려워할 뿐인건 아닐까? 그렇다면 회사를 옮기거나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지금 손에 쥔 것이라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회사의 이름값과 가까운 동료 몇몇의 평가를 빼버리면 나에게 남는 것이 무엇일까?

결국 위의 모든 고민들은 길게 보면 회사나 진로에 대한 고민이고, 그 끝은 금전적 안정 추구에 닿아 있다.

금전적인 안정을 갖고 싶은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연적인 욕구임과 동시에, 철없던 시절에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던 측면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안정이란 어디까지를 말할까. 좋은 집과 좋은 차? 퇴직 이후의 불로소득? 재테크? 당장은 깊은 고민과 목표 없이 서투른 저축과 투자와 지출을 하고 있다. 아, 이제 '금전적인 안정이 꼭 필요한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소소하게 살면 되지' 하는 정도까지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은 졸업한 지 오래다. 결국 나도 돈돈돈 하면서, 한때 혹자가 그토록 환멸했던 모습으로 아등바등 살게 되었나보다.



2.

머릿속에 휘몰아치는 고민은 많은데 불안감만 있고 문자로 전혀 정리가 되지 않은 터라 위와 같은 의식의 흐름 기법의 글을 싸지르고 말았다. 너무 피곤하게 사는 것 같기도 하다. 살아지는대로 살면 안되나? 항상 계획과 일정과 대비가 있어야 하나? 도화지에 정성스레 길을 그려놓고 그 위를 그대로 걸어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은 어쩌면 착각일지도 모르겠다.



3.

어쨌든, 좀 고민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겠다. 머릿속에서 굴리지만 말고 글로 좀더 써보자.

덧글

  • 김대땅 2016/06/27 23:13 # 답글

    보통은 블로그 글을 쓰고 나면 주제가 무겁든 가볍든 상관없이 올리기 전에 두세번 다시 읽으며 퇴고를 하는데, 이번 글은 어떻게 손댈 수가 없다. 뭔 소린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실 이 글을 읽을 분들께 미리 사과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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